제언 - 가뭄해결을 하늘에만 의존 해야 하나?

가뭄해결을 하늘에만 의존 해야 하나?

- 가뭄의 실태와 접근 -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광주와 전남 내륙지역에도 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됐습니다. 농촌에서는 논에 물을 가두고 밭작물을 돌보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비는 내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일요일부터 다시 내릴 것으로 예상돼, 극심했던 가뭄도 어느 정도 해갈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뉴스의 한 대목이다.

가뭄 때만 되면 나타나는 단골메뉴다. 언제까지 가뭄을 하늘에 의존해야 될까. 재난안전전문가 입장에서 할 말을 잊는다.

 

가뭄은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물 공급이 부족함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평균이하의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보이는 지역에서 이 현상이 나타난다. 가뭄영향을 받는 지역에서는 생태계와 농업에 큰 피해를 입힌다. 가뭄은 여러 해에 걸쳐 일어 날수도 있지만 짧고 강하게 다가와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고 지역경제에도 커다란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가뭄은 일명 소리 없는 재난으로 흉년 - 기근 - 질병으로 이어져 사회적재난중에서 가장 무서운 얼굴 없는 범죄인 테러와 함께 자연적재해중에서 가장 무서운 재난으로 본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해갈된 후에도 수년 동안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가뭄은 시작과 끝이 없고, 우리들한테 소리 없이 다가와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다.

한 종족을 멸망시킨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다음은 'Live Science'에 실린 기사다.

"고대 마야문명이 1세기 동안 가뭄이 지속된 것으로 인하여 무너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벨리즈의 유명한 물 아래 동굴, ‘블루 홀로 알려진 곳으로……. 그곳에서 얻어낸 무기염은 극도로 심한 가뭄이 A.D. 800년과 A.D. 900년 사이에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대는 마야 문명이 붕괴된 바로 그 때였다. 우기가 지나간 후에, 마야는 북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몇 세기 후에 사라졌다. 그리고 사라진 것은 같은 시기에 지독한 건조한 시기가 일어났다고 침전물을 조사한 결과 밝혀내었다."

 

마야문명이 가뭄으로 소멸된 근거는 또 있다.

한국방재협회장 재직 시 가뭄의 실태 연수차 지자제 재난담당 공무원들과 마야문명이 찬란했던 세계문화유산인 멕시코 치첸이사(Chichen Itza:마법사의 물이 있는 세노테의 입구) 연수를 갔다. 치첸이사는 유카탄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상업과 종교, 군사의 중심지로 13세기까지 번성했다가 갑자기 사라진 마야문명 최대의 유적지다. 세계7대불가사의에 뽑힌 엘 카스티오(스페인어로 성)라고 불리는 피리미드, 세노테(거대한우물이라는 뜻), 구기장(ballcoutt)이 인상적이었다. 세노테는 지하에서 올라온 물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우물 또는 저수지라는 뜻이다. 마야인 들은 이 우물에 비의 신인 차크가 머무는 곳으로 믿었고 기우제를 지낼 때 이곳에 여자아이들을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지금으로 보면 석회암층이 함몰되어 자연적으로 형성된 싱크홀로 볼 수 있고 유타지역에만 수천 개가 있다. 구기장은 말 그대로 공놀이를 하던 곳이다. 양옆이 9m높이의 돌 벽으로 여있고 8m높이에 링이 달려있다. 손을 사용하지 않고 신체로만 공을 다룰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곳이다. 신공양의 제물을 정하기 위해 젊고 건장한 청년들을 두 팀으로 나눠 경기를 치른다. 먼저 볼을 넣는 팀이 이기는데 세레모니로 승리 팀의 주장이나 승리자의 심장을 신전에 바친다.

 

우리나라 조상들은 가뭄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물론 기우제를 지낸 기록들이 없지 않아 있다. 타들어가는 논밭과 농민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전시효과에 불과하다.

 

한반도는 지형은 동고서저형이고 하천은 하상계수가 상당히 큰 급류하천으로 전형적인 가뭄지역이다. 게다가 여름철에만 비가 내린다. 물을 귀하게 여겼던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나 저수지를 쌓아서 물을 관리했다. 보는 저수지를 쌓기 어려운 작은 하천이 흐르는 곳에서 물을 모아 두기에 적합한 시설이다. 오늘날에도 경상도와 전라도, 중부 산간 지역에서는 보에 물을 가두어서 가까운 논으로 물을 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작은 골짜기축조된 소규모의 보는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물을 귀하게 여기고 효율적으로 이용했는가를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1277mm로 세계평균 807mm보다 높지만 대부분이 여름철에 편기되어 내리기 때문에 소중한 수자원이 곧바로 바다로 빠져 나간다. 바다로 유출되는 물을 가둬놓을 그릇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은 연평균 강수량이 1700mm로 우리나라보다 좋은 조건이지만 2016년부터는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국토면적은 남한의 세배정도지만 저수지는 무려 열배가 넘는 20만개를 건설했다.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끊임없이 처절하게 이뤄낸 성과다.

우리나라는 다목적댐 18개를 포함하여 아직 18,000개가 안 된다. 이것도 전체 저수지의 70%정도가 일제강점기때 건설된 것으로 노후화 되어있다. 일본의 저수지 실태를 조사하러 둘러 봤는데 산, 하천계곡마다 온통 저수지로 둘러져 있다.

대형 댐만도 2,700개가 넘는다. 저수지는 글자 그대로 물의 은행이다. 하천의 수량이 여유가 있을 때 물을 저장해 놓고 갈수기 때에 이를 이용하는 하나의 물순환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가뭄이 오면 늘상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다.

저수지()을 건설하려면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 농성으로 거론조차도 못한다. 그런 면에서 4대강사업은 잘 했다고 본다. 4대강사업의 주요목적은 홍수ᆞ가뭄대비, 수질개선 및 생태계복원, 주민과 함께하는 복합공간 창조 등이다. 4대강유역개발로 홍수방어대책은 물론 미래 물 부족을 대비하여 13억 톤(충주댐 저수량의 1/2정도)의 수자원이 확보되었다. 물도 자원으로 보는 측면에서는 그나마 잘했다고 본다. 가뭄때 나타나는 녹조는 4대강 건설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물을 가둬나서 생기는 게 아니라 상류지역에 오수ᆞ축산폐수가 주원인이다. 상류지역에 오폐수처리시설 비용을 전액 정부부담으로 하여 설치하면 녹조는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 논 면적 95ha중 수리답율은 60%에 불과하고, 밭은 75ha중 수리시설권에 있는 전은 고작 20%에 그친다. 가뭄해갈에는 물이 턱없이 부족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방차급수, 페트병운반을 언제까지 해야 할건가.

 

가뭄은 질병도 유발하지만 민족의 이탈로도 이어진다. 20세기 초에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 받다가 우리 선조들이 하와이, 멕시코로 이주한 극단적인 결단을 내린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때 소나무 밑에 뿌리를 캐어 먹다가 굶어죽은 시체들이 즐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가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최근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은 물 순환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물 부족 해결 및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서는 여름철에 물을 가두고 가뭄때 공급하는 물 공급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우선 어느 정도의 물그릇이 확보될 때까지는 무식하게 접근해야 된다.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 우선 적재적소에 중ᆞ소규모댐을 중심으로 저수지ᆞ저류지를 많이 건설하는 과감한 정책이 요구된다.

그 다음이 질적ᆞ양적인 대책이다. 기존저수지()을 고도화 한다.

저수지 제당()의 차수벽설치 및 보강, 저수지 바닥의 준설 및 불투수층으로 개량, 수혜지역별 공급시설의 체계화, 저수지 운영시스템의 현대화도 병행 추진해야 된다. 치수와 이수를 겸한 다목적댐간의 연결도 수자원확보를 위한 좋은 방안이다. 한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낙동강, 금강. 영산강으로 넘기는 4대강 수계통합이 새로운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비상용으로 해수 담수화시설 설치도 고려해야 된다.

 

쓸데없는데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쓸 곳에 돈을 써야한다. 지속적인 투자만이 가뭄의 해결책으로 본다.

'꿩잡는게 매라'는 말이 있다. 가뭄대책은 결과물로 보여줘야 된다. 적재적소에 물을 가둘 그릇부터 키워야 한다. 질적인 대책보다 적극적인 양적인 대책으로 접근해야 미래가 보장된다.

 

 

한국방재협회 6대회장 김진영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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