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해일 닥치면 이렇게'…실제 같은 대응훈련
우리나라 해안에 지진해일(쓰나미)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해외뉴스에서 지진해일의 위력을 접할 때마다 적절한 대응법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대응할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진해일 발생 시 생길 수 있는 피해와 각 유형에 맞춘 대응법을 재현하는 실전훈련이 울산에서 열렸다.
24일 오후 2시 30분. 작고 조용한 어항 울산 장생포항에 요란한 사이렌이 울렸다.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곧 지진해일이 몰려오니 주민들은 지정된 대피소나 높은 지대로 대피하라"는 경고방송이 이어졌다.
일본 지진으로 발생한 해일이 우리나라 동해안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지진해일 특보를 접수한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관계 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특히 해양환경관리공단이나 민간해양구조대 등 특수구조세력에 도움을 청했다.
자치단체 직원들은 해안에 있는 주민과 학생 등 50여 명을 가까운 대피소로 안내했다.
해경은 항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을 먼바다로 대피하도록 했다.
이는 해일이 바다를 건너오면서 점점 몸집을 불려 해안을 덮치기 때문에, 오히려 해일이 밀려오는 방향으로 선박을 옮겨 파고가 높지 않을 때 피하자는 계산이다.
이런 대비에도 모든 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
3∼5m 높이의 해일이 해안과 육지를 휩쓸자 주민 10여 명이 바다에 빠졌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선박들은 부서지거나 화재가 발생했다. 피해 선박에서 새어 나온 기름띠가 해상에 퍼졌다.
해경은 헬기와 경비정을 급파해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해 육상으로 옮겼다. 지진해일 소식을 듣고 미리 출동해 있던 소방 구급대와 병원 응급차가 부상자들을 이송했다.
동시에 소방정 등을 동원해 선박 화재를 진압하고, 기름 확산 방지를 위한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등 방제작업도 펼쳤다.
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와 울산항 관련 11개 기관·단체로 구성된 '울산항 해양안전벨트'가 주관한 이날 훈련은 1시간여 동안 시행됐다.
이번 훈련은 일본 아키다현 서쪽 40해리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강진으로 울산항에 지진해일이 내습하는 상황을 가정해 열렸다.
20여 개 기관·단체 인력 300여 명과 선박 28척, 헬기 1대, 차량 10대 등의 장비가 동원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일본 강진으로 강원도 삼척 임원항에 최고 높이 7m의 지진해일이 발생해 2명이 실종되고 2명이 다쳤고, 선박 44척과 주택 68채가 유실되거나 파손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10년 후인 1993년에도 임원항과 삼척항에 지진해일이 닥치는 등 우리나라도 지진해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크다.
정봉훈 울산해경 서장은 "지진해일이 도달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대비만 잘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주민, 여러 기관과 함께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반복해 지진해일 대응 역량을 점차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