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끓일 물조차 없어요"…강원 산간 식수난

 "얼어도 이렇게 많이 얼었지"
마을 뒤 계곡을 찾은 강원 춘천시 북산면 물로2리 서종억(65) 이장은 장탄식했다.
물이 흐르는지 확인하고자 고무 호스를 들었다 놓자 얼음끼리 부딪치는 소리만 요란했다.

마을로 이어지던 물길은 오래전에 꽁꽁 얼어 하얀 빙판으로 변했다.
마을에 상수돗물을 공급하던 집수정에는 물이 차 있었으나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면사무소에서 양수기를 빌려와 물을 채웠는데 이번에는 땅속에 묻힌 관로가 얼어버린 것이다.
집으로 들어가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은 도끼로 계곡의 얼음을 깨서 식수로 사용하는 형편이다.
세탁 등 생활용수를 쓴다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식수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시내에 자녀가 있는 일부 주민은 집을 비우고 도심으로 떠났다
     

서 이장은 "집집이 방문해 '왜 커피를 안 주느냐'고 물어보면 '커피를 끓일 물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식수는 얼음을 깨서 해결하고, 일부 주민은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다며 시내 자녀 집으로 도피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은 마을길이 험해 소방차조차 물을 공급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주 현지답사에 나섰던 관계자는 "길이 위험해 도저히 물을 지원할 수 없다"라며 두 손을 저었다.
 

가뭄에 목이 타들어가는 주민은 조금 덜 언 얼음장 아래서 양수기로 물을 끌어오는 방안을 찾는 등 식수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했다.
 

이처럼 식수원이 고갈되거나 계곡물이 얼어 주민이 고통을 받는 마을은 춘천지역에서만 9개 마을에 이르고 있다.
 

댐 주변의 마을도 급수난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춘천댐 상류에 있는 화천군 상서면 서오지리 등은 댐관리 기관에 제공하는 생수에 의존하고 있다.
 

나머지 다른 산간 마을에서도 최근 한파로 식수원이 얼어 주민은 이번 설 명절에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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