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겨울 가뭄…'선거·짝수 해 대형산불 징크스'

유례없는 포근한 날씨에 눈·비 없는 가뭄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탓에 강원 동해안에 최근 산불발생이 잇따라 지자체와 산림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라는 동해안의 징크스가 있는 해이다.
 

2005년 4월 양양 낙산사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원통보전을 비롯한 15채의 전각과 보물 479호인 동종, 인근 산림 974㏊ 등이 소실된 이후 동해안에는 10년 이상 대형산불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동해안의 평균 강수량이 5.5㎜로 평년(38.3㎜)의 14%에 불과했을 정도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산불위험이 큰 실정이다. 이 기간 속초는 불과 1.7㎜로 평년(38.2㎜)의 5%였다.
 

오히려 평균 기온은 4도로 평년보다 0.9도가 높아 바짝 마른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겨울인데 눈다운 눈 한번 내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4일 오전 11시 30분께 고성군 거진읍 송강리 인근 야산에서 불이나 임야 1천㎡가 불에 탔다.
산림 당국은 헬기 2대와 차량 12대, 인력 100여 명을 신속하게 투입해 1시간 20여 분만에 진화해 대형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지난 2일 오전 7시 10분께는 강릉시 구정면 어단리에서 산불이 발생, 임야 300여㎡를 태우고 50여 분 만에 진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0시 7분께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모 펜션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모두 큰불로 확산하지 않고 다행히 초기에 진화됐지만, 산림 당국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해안에는 최근 포근한 겨울 날씨에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건조특보가 내려지는 등 산불위험이 큰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5일 오전 10시를 기해 강릉과 동해·태백·삼척 산간과 속초와 고성·양양의 산간과 평지에 건조주의보를 각각 발효했다.
엘니뇨 탓에 포근한 겨울과 눈비 없는 가뭄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긴장하는 것은 과거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유난히 대형산불이 많았던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고성 산불이 났던 1996년 4월에는 제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또 강릉 사천 산불이 났던 1998년에는 제2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고성∼경북 울진까지 여의도 면적의 78배나 되는 면적의 백두대간을 초토화했던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2000년에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속초 청대산과 강릉 옥계 산불이 났던 2004년에는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다행히 이후 2005년 천년고찰 낙산사 화재 이후 8년 동안 대형산불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동해안 시군과 산림 당국은 대형산불 없는 해 달성을 위한 본격적인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강릉시는 지난 1일부터 산불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산불전문진화대원 20명을 조기에 운영하고 있다.
 

건조특보가 발령되면 본청과 읍면동에 산불비상근무조를 편성해 운영한다.
동부지방산림청은 산불진화 체계 구축을 통해 11년 연속 대형산불 없는 해를 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동부지방산림청 이경일 청장은 "포근한 날씨에 계속된 겨울 가뭄으로 산불위험이 매우 크다"며 "산불은 산림 연접지역 쓰레기 소각과 입산자 부주의 등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되지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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