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댐이 작아지고 있다"…수위 평년보다 12m↓

 4일 세종시에서 충남 보령댐으로 가던 버스는 국도 40호선을 지나면서 2∼3차례 속도를 늦췄다.
길가에서 관로를 묻는 작업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9월 24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625억원을 들여 금강 백제보 하류와 보령댐 상류 21㎞ 구간에 도수로(導水路)를 매설하기로 했다.
 

공사는 사업이 결정된지 불과 한 달여만인 지난달 28일 시작돼 현재 500m 가량 매설됐다.
이번 사업은 서산·보령·홍성 등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의 유일한 수원인 보령댐의 가뭄이 극심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보령댐 저수율은 19.2%. 댐이 채울 수 있는 물의 5분의 1만 현재 차 있다.
도수로는 금강 백제보 하류 6㎞ 지점 백제교에서 시작해 국도 40호선을 따라 보령댐 상류로 이어진다.
 

이날 보령댐 정상에서 보령호를 바라보니 호수를 둘러싼 산에 그어진 '경계선'이 눈에 들어왔다.
평상시 물이 차는 지점 위로만 나무들이 자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선이었다.
 

수위는 그 경계선보다 한참 아래였다.
이날 보령댐 수위는 해발 57.6m로 70m가량인 평년보다 12.4m 낮았다.
정상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한 하한선인 저수위(50m)보다는 불과 7.6m 높았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보령댐 수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기준 보령댐 수위가 일주일 전보다 20㎝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루 2∼3㎝씩 내려간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관계자는 "댐 수위가 낮아진다는 말 대신 댐이 작아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수위가 떨어질수록 보령댐의 물 공급능력도 줄어든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다.
보령댐 저수량은 2천240만t.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충남 8개 시·군의 물 절약(평소 사용량의 20% 절약)과 도수로를 통한 금강 물 공급이 없이 평소처럼 (물을) 쓴다면 내년 3월이면 댐이 완전히 고갈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18개 다목적댐 가운데 용수공급조정기준이 '심각 단계'인 댐은 보령댐 밖에 없다.
국토부가 올해 마련한 용수공급조정기준은 정상공급 환원,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나뉜다.
 

주의는 하천유지용수, 경계는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 심각은 하천유지·농업용수에 더해 생공용수까지 공급을 줄일 필요가 있는 단계를 의미한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각 지방자치단체는 보령댐 고갈을 막고자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금강∼보령댐 도수로 매설도 그 중 하나다.
 

보령댐이 식수원인 충남 시·군들은 지난달 초부터 가정과 기업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수압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절수에 들어갔다.
 

목표는 물 사용량을 평소의 8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는 물 절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시·군에 대해서는 광역상수도 밸브를 잠가 수압을 낮추는 방식으로 '강제 급수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주민 불편이 예상되지만 보령댐에 금강 물을 공급할 도수로가 완공돼 하루 11만5천t의 물을 공급될 내년 3월 초까지는 댐이 고갈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결정됐다.
 

수자원공사는 아울러 상수도 전문가 74명과 218억원을 투입해 보령·서천 등 충남 6개 시·군의 유 

수율을 높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수율은 정수장에서 공급한 수돗물 중 실제 사용해 요금이 징수되는 수량의 비율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피가 나는 곳을 붕대로 압박해 지혈하듯 상수도에서 누수 되는 부분을 막아 평균 58.5%인 충남 6개 시·군 유수율을 10% 포인트만 올려도 하루 1만5천t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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