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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 능지처참(陵遲處斬)
등록일 2020-06-18 글쓴이 한국방재협회 조회 128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김진영
 
또 아동학대 뉴스를 접하고, 또 슬픔을 가슴에 묻어야 하나 하는 비통한 심정이다.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아동학대 상황을 경찰서나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하면 전화 상담으로 응대하거나 현장까지 나가 보지만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매번 반복되는 이렇다 할 시나리오가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 오히려 학대를 조장시키는 느낌마저 든다. 신고해도 무관심으로 돌아오다 보니 가해자의 성질이 더 포악해져 결국에는 극한상황까지 간다.
 
최근 뉴스를 요약해 본다.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죽을 각오로 집을 탈출했다. 계부(의붓아버지)가 어린이의 손을 뜨거운 프라이팬으로 지졌다. 짐승도 아닌데 쇠사슬로 묶고, 목줄까지 채웠다. 하루에 한 끼만 먹였다. 친모는 이를 방관했다."
 
"계모(의붓어머니)가 9살 어린이를 훈계한다고 여행용 가방 속에 가둬 숨지게 했다.
가방 안에서 용변을 봤다는 이유로 가방을 바꿔가며 7시간 넘게 방치하고 태연하게 3시간 이상 외출까지 했다. 안타까운 건 경찰에 신고까지 해서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는데 또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 친부는 이를 방관했다."
 
경찰은 '친권자는 자식을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민법 조항을 들어 살인의 의도가 불분명하다면서 살인죄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변명한다. 사람을 그것도 9살 아동을 가방 속에 가두는 짐승만도 못한 행동을 저지른 뻔한 것을 두고 살인 의도 여부를 따진다. 이에 편승해서 계부와 계모는 아이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고의성을 부인한다고 한다. 경찰이 아이를 두 번 죽이는데 가세하는 것 같아 숨통이 막힌다.
 
통계에 의하면 아동학대가 20분에 한 건씩 발생한다고 한다. 더 심각한 건 한 달에 2~3명이 사망으로 이어진다. 최근 5년간 한해 20~30명씩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이고, 가해 장소의 80% 이상이 가정이다.
 
아이들이 죽음으로 몰리고 있는데도 좀 안다는 전문가들은 해프닝으로 일관한다. 매번 아동학대가 사회에 노출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 "처벌이 너무 관대하다,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한다, 아동보호 시스템이 미비하다, 부모교육이 부족하다." 등 듣기 좋은 소리로 대변한다. 이러한 무책임한 소리는 아동학대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고 점점 가중 시킨다.
 
'능지처참'이란 용어가 있다. 백과사전에는 '능지처사' 라고도 한다. 조선 시대에 대역죄나 패륜을 저지른 죄인 등에게 가해진 극형이다. 대게 팔다리와 어깨, 가슴 등을 잘라내고 마지막에 심장을 찌르고 목을 베어 죽이는 형벌이다.
 
아동학대가 얼마나 못된 짓인가. 자기 자식을 자기가 마음대로 하는데 웬 참견이냐고 항변을 한다. 이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능지처참과 같은 똑같은 형벌을 주면 그래도 아동학대를 할까 생각해 보자.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들의 어린이들이다. 어린이는 자기 소유물이 아니다. 남 얘기도 아니다. 아동을 올바르게 키우는 건 우리 모두의 책무다. 아동학대를 근절할 방법을 찾아보자.
 
아동학대를 저지른 친부모, 계모, 계부든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능지처참으로 사회를 영원히 격리시켜도 이런일이 발생할까.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에게 용서, 이해와 자비는 듣기 좋은 소리일뿐이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은 징역을 살고 나와도 똑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저지를께 뻔하다. 오히려 위험 요인으로 전락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 특히, 성직자ㆍ법조인ㆍ정치인들이 조장하는 느낌이 든다. 자기의 아들, 자기의 딸이 아니라고 배려를 베푸는 척한다.
 
미국에서 계부가 7살 어린이를 구타해서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물론 계부에게는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친모에게도 계부의 폭행을 몰랐다고 했어도 똑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기를 낳아 비닐에 싸서 화장실에 유기한 부모에게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갓난아기를 버린 엄마에게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현대판 능지처참이다. 미국이 우리만 못해서 엄하게 다스리는가. 그만큼 아동학대는 중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아동학대는 경중을 적용해서도 안 된다. 일률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해야 한다. 법이 무서워서라도 아예 어린이를 학대한다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아동보호의 1차적 책임은 부모고, 2차적 책무는 국가다. 부모의 학대에 대하여 아동은 자기 방어능력도 없고 자기 보호를 위한 인지도 부족하다. 폐쇄된 상황이라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의사 전달이 안되어 도움도 요청하지 못한다. 아동학대는 천인공노할 범죄다. 그래서 아동학대는 그 어떠한 경우라도 용서가 안 된다. 2차적 책무가 있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얼마나 많이 거쳤나.
작심삼일, 며칠만 지나면 무관심 속으로 사라지곤 하다가 사고가 터지면 호들갑을 떤다. 학대당하는 어린이의 고통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솜방망이 처벌은 용서가 필요할 때 쓰는 말이다. 사람이기를 버린 자에게는 관용이란 용어 자체가 허울에 불과하다.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제도권 내로 진입시켜 법이 무서워서라도 아동학대가 사라지게 해야 한다. 매번 반복되는 전문가의 자문, 대담토론 등 논쟁은 이미 다 아는 얘기다. 소모적 낭비는 자제하자. 하루빨리 능지처참보다도 더한 법규를 도입하는 길만이 아이들의 학대를 예방하고 아이들의 존엄성이 회복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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